좋은글
-
사량도 에서여행가 2022. 2. 3. 14:04
칠십에도 섹시한 어부가 방금 청정지역에서 낚아 올린 분홍빛 도미를 자랑스럽게 들고 요리 잘하는 어여쁜 아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풍경이 있는 섬. 그런 섬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에 그리움이 샘물처럼 고인다. 그립다는 느낌은 축복이다. 그동안 아무 것도 그리워 하지 않았다. 그릴 것 없이 살았음으로 내 마음이 얼마나 메말랐는지도 느끼지 못했다 -그리움을 위하여 박완서- 박완서 작가의 작품들이 입맛에 와닿는 것은 그녀가 결혼 전 살았던 농촌 풍경과 정서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전라도가 고향이라 그 여인은 남편이 현직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여행지를 선택할 때는오로지 서해 아니면 남해안쪽으로 안내를 받는다. 경상도 쪽은 그야말로 결혼 전 직장에서 단체여행으로 총무가 가방에 현금다발 들고 구경했던..
-
패션 리더이고 보디 빌더인 당신나의 사람들 2022. 1. 28. 22:48
패션 리더이고 보디빌더인 당신 유쾌한 그녀를 만난 건 작년 학기초였다. 나는 그리 성격도 외향적이지 않고 비슷한 나이 또래도 전무한 상태이지만, 만학도라 웬만하면 오프 모임에는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려고 한다. 어느 날은 유명 패션쇼에 우리 학교 학생들이 초대된 적이 있었는데 "교수님이시죠?" 하는 민망한 인사를 받기도 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단체 방에 신입생이나 편입생들이 수십 명씩 입장한다. 단체 방에 만학도라 신고식이라도 하면 반갑기가 님만나는 수준이다. 그렇지만 나처럼 60대는 거의 없는 듯 했다. 만학도라 해도 50대 정도. 교수님 말씀은 60대도 있다는데 꼭꼭 숨어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사이버 대학의 학생들은 많은 부분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층들은 편입을 해서 대학원 ..
-
도긴 개긴그 때의 추억 2022. 1. 17. 10:45
도긴 개긴 그녀는 41년째, 날짜로 세어보니 14600일이 훨씬 지난 날 동안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매일 신선함으로 현명 하게 살아온 것도 아님이다. 세월의 흐름으로 더불어 한 걸음씩 묵묵히 왔음이다. 1981년 12월 6일. 영등포 다복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 당시엔 시댁을 들려 하룻밤 묵고 신혼 여행을 가는 모양새라 시 어른들과 형제들이 모여 한 상 차려 놓고 장단 맞추며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신부도 거쳐가야 하는 순서가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한 곡 연습이라도 할텐데 고민이 생긴다. 처음 대하는 시댁 식구들과의 대면이었고 어렵기만 한 자리였다. 3형제가 기타를 번갈아 가며 화음을 넣었는데 신부는 더욱 쥐구멍만 찾았다. 도대체 무슨 노래를 선을 보여야 하나. 기껏 생각한다..
-
어설픈 그녀오늘의 소중함 2022. 1. 12. 13:59
어설픈 그녀 추운 날씨의 겨울 행렬이 계속 되더니 오랜만에 청량한 가을 빛 하늘에 따스한 봄 햇살이다. 그녀가 늘상 한 분야에 올인하지 못함은 메마른 정서 때문인지, 스펀지 같은 흡수력 덕인지, 영혼의 목마름 탓인지 아니면 불 완전한 생명체이기 때문이지는 모른다. 다만, 그녀의 정신 세계는 아이큐 보통 상 정도이나 맨사 회원같은 세계를 관찰하고 펼쳐보이려 한다. 연결 고리 라는게 에너지도 있어야 하는지, 방전되기 전 상태의 체력이 문제일 때도 있다. 어떤 때는 영수증을 버린다며 핸드폰을 대신 쓰레기 봉투에 버리질 않나, 또 어떤 날은 전철이나 버스에 짐을 두고 내리는 일들이 다반사다. 요즘 밤 시간에는 클래식 영화를 관람 하느라 새벽에 되어서야 잠자리에 든다. 신 새벽에 잠이 깨노라면 퇴직남의 대용량 음..
-
무지개 너머오늘의 소중함 2022. 1. 11. 12:16
무지개 너머 천리길 너머에 바람결이 스친다. 눈 보라 라도 세차게 불라치면 세찬 만큼, 비 바람 이라도 불라 치면 부는 만큼 가슴을 애인다. 여명이 밝아온 만큼. 석양이 져가는 만큼. 그렇게 무지개 너머에는 그리움이 그늘져 있다. 그곳에는 아름다움이 있고 쉼터 같은 아늑함이 있다. 머리 끝까지 발 끝까지 향기만이 영롱한 광채만이 존재하는 곳. 일곱가지 색채로 H는 감정을 조절하고, 힘없는 머릿결에 빗질을하고, 탄력없는 바디에 스타일링을 하고 그렇게 그리움의 조각들을 수 없이 은하수처럼 펼쳐 놓았다.
-
실개천 -코고무신 안의 세모래 촉감오늘의 소중함 2022. 1. 10. 11:53
1960년대 초반쯤 되었을 것이다. 그녀의 코고무신안에 다섯 발가락이 꼬무락거리는 모양새는 여름이란 계절 장마 철이면 어김없이 스며드는 향수같은 것 일거다. 고향 집 근처 고현 댁 할머니의 집 앞에는 뽕나무 아래로 흐르는 실개천에 비온 뒤에는 살포시 세모래도 흘러내리었다. 어느날 부터인지 비가 조금이라도 올라치면 그 장소는 그녀의 안식처처럼 무의식적으로 동행자없이 굽이굽이라고도 할 수 없는 실개천의 단골소님이 되어 세모래 감촉의 여운을 낚으러 가는 것이었다. 7세 이전의 할머니댁에서의 추억은 할머니들과의 교류와 혼자 소꿉놀이 했던 기억인데, 60년 전 색동 코고무신 안에서 발가락 사이로 스며드는 세모래 감촉이 어느 날 슬로우시티 담양 삼지천 마을로 발걸음을 이끌었다. 타임캡슐을 타고 온 것처럼 그곳의 고..
-
그리운 할머니-유명인사 요골댁나의 사람들 2022. 1. 1. 23:51
그리운 할머니 그곳은 꼿꼿한 허리와 훤칠하고 인물좋은 요골댁의 안식처이다. 송산리537번지에는 동백나무 대봉 몇 그루 호두나무 대추나무 텃밭과 대나무가 뒷뜰을 이루고있는 나의 고향집. 그여인은 동네의 유명인사다.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소유자 그여인은 동네를 호령하고 옆동네까지 요골댁이 알려질 정도다. 내가 초등학교 전까지 할머니 댁에 살다가 면소재지로 이사 온 건 학교 가까운 곳으로 편히 다니라는 부모님의 시도였다. 동창회에 가서 송산리가 내 고향이라하면 다들 의아해 한다. 그런데 더불어 요골댁 손녀라고 하면 아! 그런다. 그 당시에 소 꼴먹이는 당사자는 학생들의 몫인 수가 많았다. 동네 편까지 담당하며 남의 동네까지 와서 우리동네 밭둑 다 무너지게 한다며 역정을 내셨다 한다. 지금도 동네 잔치며 모임에 ..
-
그림그리던 어느날-시작이 반취미생활 2021. 12. 29. 19:07
그림그리던 어느날 명주실같은 봄비는 아니더라도 얇프스레 내리는 겨울비가 제법 우산 없이 거리를 걷고 싶더이다. 여름비야 장대비로 쏟아지는 대로 그것또한 한때는 막무가내 장난꾸러기 유아마냥 첨벙거리지 않았는가. 회색빛으로 판치는 배경이 요즈음 이고보니 자연현상 하나라도 달리 느끼고픈 마음 이었을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많은 통제가 소박한 취미생활도 짓이기더니 위드코로나로 오늘부터 연필 스케치반수업도 진행하니 오랜만에 스케치북과의 밀접한 관계를 맺어본다. 초기단계라 원뿔을 선으로 작성하는데 보고도 형태가 안잡히는건 무슨현상일까. 평면이던게 입체로 바뀌는건 3시간동안의 가로 세로 사선의 조합이며 지도 교사의 지도 였음이 하나에 끝나지 않고 더불어 인생사도 펼쳐 질거라 날실과 씨실이 엮임같이 그렇게 완성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