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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개천 -코고무신 안의 세모래 촉감
    오늘의 소중함 2022. 1. 1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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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대 초반쯤 되었을 것이다.

    그녀의 코고무신안에 다섯 발가락이 꼬무락거리는 모양새는 여름이란 계절 장마 철이면 어김없이 스며드는 향수같은 것 일거다.
    고향 집 근처 고현 댁 할머니의 집 앞에는 뽕나무 아래로 흐르는 실개천에
    비온 뒤에는 살포시 세모래도 흘러내리었다. 어느날 부터인지 비가 조금이라도 올라치면 그 장소는 그녀의 안식처처럼 무의식적으로 동행자없이 굽이굽이라고도 할 수 없는 실개천의 단골소님이 되어 세모래 감촉의 여운을 낚으러 가는 것이었다.


    7세 이전의 할머니댁에서의 추억은 할머니들과의 교류와 혼자 소꿉놀이 했던 기억인데, 60년 전 색동 코고무신 안에서 발가락 사이로 스며드는 세모래 감촉이 어느 날 슬로우시티 담양 삼지천 마을로 발걸음을 이끌었다.

    타임캡슐을 타고 온 것처럼 그곳의 고택이며 돌담이며 돌담을 돌아서 이어지는 실개천까지 5살때의 그녀의 감정을 건들기에 충분했다.

    슬로우 시티는 사람 중심의 도시를 만들자는 이탈리아 작은 마을 그레베일 키안티로부터 1991년에 시작되었다 한다.

    늙어간다는 것은 옛 것을 추억하며 사는 것이라 한다.

    그녀의 어릴적 기억 창고에는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도 따올것같은 다양한 색채의 요소들이 또렷이 그림으로 그리기에도 충분할 것이다.

    고향 서재재의 그리움은 서재재 가기전 건너야 할 교각 아래 실개천이 있음이 그곳에 머물고자 하는 기쁨 요소이다.


    남편 퇴직 후
    7년전에 용인 읍단위에 첫눈에 반한 것은 구릉과 개천 덕에 시골의 정서가 물씬 풍겨 있으면서, 음식점이 많은 것도 쉽게 퇴직후의 보금 자리를 정하는데 걸리적 거릴 것 없는 조화로운 것이었다.
    도시로의 발걸음은 인간사회의 편리성으로 인해 개발이란 명목으로 복개천이며 산책로로 발전시키는 의도가 시골냄새를 빼앗아 버리기도한다.
    동네 개천도 형색 갖추느라 자로 잰듯이 각이 서있고 어찌할 수없는 개발로 이름지어 간다.
    봄이면 씨앗을 파종하고 가을이면 수확하고 밤까지 줍다보면 나누는 재미가 솔솔하다.
    내가 이 곳에 사는동안에는 시골경관이 그대로 머물렀으면 하는 바램이다


    길 하나 건너 개천에 있는 물줄기를 바라보노라면 60년전 실개천 세모래 촉감의 그날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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