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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운 할머니-유명인사 요골댁
    나의 사람들 2022. 1. 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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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운 할머니

     

    그곳은 꼿꼿한 허리와 훤칠하고 인물좋은 요골댁의 안식처이다.

    송산리537번지에는 동백나무 대봉 몇 그루 호두나무 대추나무 텃밭과 대나무가 뒷뜰을 이루고있는 나의 고향집.

     

     

     

    그여인은 동네의 유명인사다.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소유자 그여인은 동네를 호령하고 옆동네까지 요골댁이 알려질 정도다.

     

    내가  초등학교 전까지 할머니 댁에 살다가 면소재지로 이사 온 건 학교 가까운 곳으로 편히 다니라는 부모님의 시도였다.

     

    동창회에 가서 송산리가 내 고향이라하면 다들 의아해 한다.  그런데 더불어 요골댁 손녀라고 하면 아! 그런다.

     

    그 당시에 소 꼴먹이는 당사자는 학생들의 몫인 수가  많았다.

    동네 편까지 담당하며 남의 동네까지 와서 우리동네 밭둑 다 무너지게 한다며 역정을 내셨다 한다.

     

    지금도 동네 잔치며 모임에 가면 요골 댁 손주요 해야 금방 알아차린다.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동네를 호령하고 자기 가족애로 똘똘 뭉쳐 연관 지은 내 새끼들은 금이야 옥이야  키워내시니 허리가  남아 나시겠는가.

     그많은 손주들을 업어서 쉬지 않고 70넘어서까지 애지중지 하셨다.

     

    내새끼들은 건들 수가 없었다.

    요골댁의 그늘은 차양막일 뿐 아니라 방어막이기도 했다.

     

     요골댁의 안방은 동네 사랑방으로 내가 동네 할머니들 택호를 기억 하는건  7살 전의 어른들과의 교류였다.

    옥천댁 할머니는 조반전부터 오실 정도였다.  백오동댁  할머니는 아예 이불까지 갖다 놓아 시렁에 올려놓고 한 가족처럼 숙박을 하시는 것이다.

     

     소죽 쑤는 부엌에는 고구마를 한 바가지씩 구워 내놓는다.

     

    목소리는 크고 욕쟁이 할머니지만 사람 반기는 건 동서남북  늘 반갑게 사람 맞이하시는거다.  겉으로는 호령하고 욕으로 다스리지만 속내는 누구도 흉내 못내는 사랑꾼.

     

    요골댁의 가족들은 그 여인을 잘 섬기고 사랑스러워했다.

     

     

    사랑스런 손주를 애지중지 키우는 도중 사람은 서울에서 커야 한다는 미명하에 큰 손주를 초등학교 5학년때, 서울을 가려면 이틀을 가야하는 그 먼길로 보내고 나니 얼마나 가슴이 애가 탔겠는가. 

    무명 밭에 무명 따시며 내 새끼  얼마나 고생할꼬 하시며 눈물을 훔치시며 그리워 하셨다. 

     

    간식거리가 많지 않은 시대에 겨울 간식거리가 홍시, 고구마 그 정도였는데 넘치게 많아도 당신 입에 들어간 것은 보지 못했다.  혹여 손주들이 반은 먹고 반은 흘리고 하는 홍시라도 있을라치면 그제서야 당신 몫이었다. 

     

     

     

    당신의 가시던 날은 가을이 익어가는 날이었네요.

    꽃상여는 손주들의 손에서 다 뜯겨버렸네요.

    우리 할머니 내놓으라고.

     

    꽃들은 엉망진창.

     

    할머니  내 할머니. 생존 해 계신다면 120세.

    행복했던  당신의 존재는 여전하게 또렷하게 기억을 깨웁니다.

     

    그리운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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