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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주3덩이
    오늘의 소중함 2023. 2. 24. 12:02

    메주3덩이

    저변에 깔려있는 의미로 못생겼으면  메주라는 별명이 주어진다.
    며칠째 봄이 오는 햇볕이 다가오는가 싶어서 메주3덩이를 주문해 놓고 장을 담으려 천일염을 세라믹용기에 볶아 보았다. 
    노동하며 드문드문 어깻죽지도 휴식을 취해줘야 하건만 이왕 시작한 김에 해보자로 한 시간여를. 뒤적이며 정성을 쏟았다. 옛어른 들은 장 담는 날은 손없는 날이나 말날에 장을 담았다 한다.
    고향이 농촌인 관계로 생활상이란 게 세련된 문화도 아니오 사 먹는 문화도 아니어서 특히 음식문화에는 우리의 전통과 맞물려 있어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어 띄우고 된장과 간장을 가르고 담는 게  연례행사였다.
    내 어머니는 장손며느리로서 장을 담그고 숙성시켜 밥상에 내놓기까지가 당연시 된다. 도시에서 인척들이 오기라도 하면 장독 인심은 후하다.
    장독대의 장 익어가는 소리 또한 구수하다.  항아리 뚜껑을 열고 주걱으로 겉만 살짝 걷어내면 숙성된 노란 된장이 소복이 얹어지며  한통씩. 채워서 도시댁들에게  선물 꾸러미로 주어진다.

    <출처:https://blog.naver.com/organicexpo/222612717930>


    지금 세대야 콩을 삶아 메주를 만들기까진 않지만 질좋은 메주를 구입하여 소금물을 만들라치면 생계란을 띄워 오백 원 동전 크기의 면적이 떠있어야  한다.
    항아리를 소독하여 메주를 깨끗하게 씻어 넣은 다음 소금물을 채우고 1~2개월가량을  햇볕 좋은  양지베란다에 놓고 따사로운 태양열과 맑은 공기로 뚜껑도 닫아주고 열어주고 정성을 들여야 한다.
    그렇지만 요즘은 수고로움이 덜해도 된다.
    편리한 세상과의 조합이 유리뚜껑의 신개발로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가끔씩 잘 익어가는지 관찰자의 눈으로만 보면 된다.

    정성이 반이었던 시절  만능 양념으로 된장이 감초역할을 했었다.
    나물이며 된장국은 기본이요  약역할까지 했다 한다.
    찰과상을 입어도 된장 한 스푼이면 해결이 되었다 한다.
    어머니가 천국에 가신 후부터는 직접 장 담그는 행사에 자주 등장하는 횟수가 많아졌다.
    어느 해에는. 콩부자가 되어서 콩을 삶고  메주를 띄우고 했지만 실력은 따라주지 않아 실패하고 만적도 있었다.
    경제관념으로 따지면 큰 값어치는 안되지만 후한 인심이 장인심이 된다.
    나도 할머니가 되어가며. 장문화를 사랑 가득 실어보련다.
    된장 한 보새기 국간장 한 국자로 입맛을 돋우고 한국인으로서 줄이라도 설까 한다.
    못생김의 상징 메주의 역할은 우리의 음식문화의 꽃이다.
    그대 메주 너는 한길만 가는 인생이다.
    오늘도 장을 담그며 숯과 건고추를  부재료로 올려보았다.
    인생은 소통이다.
    더불어가는 사회적 동물 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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