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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란 한판 대판
    오늘의 소중함 2021. 12. 26.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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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란 한판 대판

     

    이번 고향 친구가  풍란  한판을  선물로  주어서  친구들과  나눠  키우기로 했다.

    두촉을  돌맹이에 이끼 씌워진 채로 덧입혀 열심  분무기로  수분을  보충해주었다.

     

    원예치료사 자격을 갖췄을 때엔 소유하고 싶은 화초들을  배란다에  배열해놓고 정성을 쏟고 사랑도 주었다.

    특히 나는 야생화같은 잔잔한  꽃이 핀 것들을 좋아해서 애지중지 키웠다.

     

     

    그런데 짝궁의 퇴직후의  시간여유가 나의 일상을 침범하더니 목소리 큰 자의 권한인지 작은 화분들이거치대를 방해하여 키 큰 자들의 화분들이 등장하더니 현재에 와서는 나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꽃은 꽃이로되 키 큰자들의  웅성거림이다.

     

    그러다보니  나의 관심도는 화초와는 별반 상관없이  취미생활이야 백도 넘으니 다른 방도로 눈을  돌리며 퇴직후 짝궁과의  불협화음을 해결해 나간다.  배게를 책으로 내리치며 욕을 한다던가, 누군가에게 쏟아내고 토해내는 발설로 해결도 한다.

     

    그런데 새벽230분에 잠이 깨서 책 몇 페이지 보다가 탁자 위를 보니 엊그제 고향친구가 선물해준 풍란이 자취를 감추고 없지않는가!  집안 구석구석 찾아봐도 영 그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현관문 밖 화단을 뒤져도 없다.  새벽4시의 광경이다.  내방을  분명  방문도 했겠다.   풍란을 이동시킨 것도 귀신이  하지 않는 한 집안 사람의  소행.

     

    잠을 청해도 오지않고 책장도 안 넘어가고음같아선 방문열고대체  왜그렇게  대책없이 사니 하며 현관안에 있는  골프채로 시위하고 싶지만 나의 고결한 인성이 인정하지 않는 지라, 아침에 잠만 깨봐라! 하는 식이 되어버리고 6시가  다되어간다.

     

    겨울 일출은 더 시간이 지나야 잠자리도 털고 일어나나 보다.

     

    부글부글 머리끝까지 화는 돋구고,  오늘 드레이핑 전시회 시작도 있는데 일단 자리에 누워보고 그 다음은 생각하자.

     

    아침이 열리자 해결되지 않은 숙제가는지라 지혜로운 나는 안방문을 삐끔 열며 밤새 끓었던 감정은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내방에 있던 풍란 어디에 가 있을까요?

     

    하는말 햇볕 못보면 시들시들 해지니 햇살 좋은 쪽에  놔야 해 한다.

    나의 대충적인 성격 어이할꼬 

    그나마 내 안에서 감정을 추스렀기 망정이지.

     

    살아가며 나이듦에 감정을 한 발자국 물러서는게 정답이며 화합하는 길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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