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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년만의 회환
    오늘의 소중함 2022. 3. 7. 19:22

    41년 만의 회환
    흰 눈이 포근히 내리던 날.
    그녀는 이상형이라 여겼던 한 남성과 결혼을 했지만 그것은 잠시 착각 이었음을 2년 만에 깨달았다.
    드러난 몇가지 사항중 한가지만 백프로 적중률 정확성 신장180의 소유자
    그 외에 원하는 사항은 사지선다형으로 나열해 보아도 오답 뿐인 것이었다.
    신장 180은 성실하다.
    아주 성실하다. 가족은 책임진다.
    세 모녀의 존재성에 등짐 진 것처럼 무게감이 실려있다.
    그리고 2세들은 그녀의 바람을 져버리지 않고 비주얼도 좋을 뿐아니라 스마트함까지 갖춰주었다.

    하지만 그 남자와 그 여자는 평생 불협화음을 거의 매일 지속시키는 중이다.
    한명은 성실과 이성과 근검절약이 미학이고, 한명은 소비를 즐기며 감성과 사람과의 관계성에 비중을 두는 성향.
    서로에게 있어 양보하지 않은 기질에 아무 염려가 없었다.
    교집합이란게 고향이 남도라 음식문화가 비슷했지만 한쪽은 육식이요 한쪽은 채식인 주체들이다.



    봄은 푸르름을 가져다주고 형형색색 아름다운 꽃들을 피우는데 그들은 깊은 가을날 낙엽 지는 부석부석한 모습뿐이었다.
    그녀는 학위에 도전도 해보고 블로그에 일상의 수필도 내놓아 보았다.
    동생들이 요즘 낯빛이 좋아 보인다고 응원해준다.

    결혼생활 41년차가 되어간다.
    그 여인은 처음으로 남편에게 맞춤 주문을 넣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여행 때 느꼈던 먹기만 하는 밥상은 없을까 하고
    돌아온 답변은 이 사람이 이정도 잘해주면 되었지 무슨 소리냐고.

    손주 돌보미 후 집에 와보니 저녁밥이라며 보리 새싹 그리고 냉장고 채소칸의 채소들과 나물 고추장 계란 프라이까지 얹어 비빕밥을 내어주며
    황후의 밥상이라며 먹어보라 내미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용돈으로 국산 참기름 38,000원짜리도 구입했으니 더 맛있을 거라 너스레를 떤다.
    참말로 맛나네요.
    그러면서 하이 파이브도 해줬다.

    세찬 비바람에 천둥 번개 같이 수많은 역경앞에 그녀는 오열한 날들을 열손가락으로 몇번을 세어도 부족할 것이었다.
    일주일 전쯤에는 대형 트렁크까지 쉽게 눈에 띌 수있는 거실에 대기 해 놓은 상태였다.
    이제 더이상 머물 수 없다.
    내 길은 내가 개척하련다.

    황후의 밥상 한 그릇에 대형 트렁크는 작업실로 슬그머니 이동을 하였다.
    41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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