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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곰보다 여우
    나의 사람들 2022. 1. 2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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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보다 여우

     

    그녀는 친정 엄마의 유전자를 닮아서 인지 풍채 좋은 남편 신장 180센티 미터에 체중 90키로의 거구를, 그녀의 몇 배 되는 음식량을 감당 하면서도 싫단 소리 한번 않고, 자격증 없는 한식 조리사로 변신해 바쁘게 움직이며 도마, 칼 세트를 뚝딱 거린다. 

     

    특히 육식 주의자인 거구에게 하루도 빠짐 없이 쇠고기와 돼지 고기를 칼로리 상관 않고 구워 밥상 위에 내놓는다. 

     

     

     

    결혼 전 그녀의 남편은 70키로의 날씬쟁이로서 좌르르 윤기가 흘러 내린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남성이었다. 

     그런데 80키로가 되더니 또 시간이 흘러 94키로로 체중 증가.  아프리카 촌장의 D라인을 유지했다. 

     

    고기가 소화가 잘된다며 하루라도 고기 반찬이 등장하지 않으면 고기 없지?  그러면서 생선은 반찬 가지수에 세는 법이 없다. 

     

    가끔은 미워도 해보고 웬만큼 드시오 하면서도 먹고 싶은건 먹어야지.  하며 고기 육 자 들어 있는 반찬 수를 채운다.

     

     

    아무리 엄마 닮은 유전자라지만  결혼 후 여지 껏 온 집안일을 그녀의 몫이라 여기며 감당 했었다.

    그 남자는 오로지 본인 몸만 단속 하면 그만이었다.

     

    아.

    그나마 본인 양말은 세탁 하고 다림질도 본인 것은 하긴 한다.

    아마 퇴직 후의 변화 일 것이다. 

     


     

    동네 형님이 날씬한 쪽파를 파전 붙여 먹으라며 주었는데 까는게 시간이 걸릴 듯 하고 지루할 것 같아서 살짝 잔꾀를 썼다.  쪽파가 양이 많아 다듬다가 하기 싫으면 버려야 겠다고 살짝 말을 흘려 보았다. 

     

    그건 소박 하고 검소한 남편에게 버리는 것은 낭비로 느껴지는 것이라 내일 낮에 본인이 다 다듬어 놓겠노라며 하지 말라 한다.

     

    파나물이랑 파김치, 파전 다 좋아하는 음식들이기도 하다.

    버리는 것은  옳지 않아 그런 판단 같았다.

     

     

    젊어서는 마늘이라도 까달라하면 떽! 이러면서  말이 안된다는식 이었는데 늙어가며 퇴직남 그 남편은 조금씩 틈을 보이기 시작한다.

     

    노동에서 10%라도 해방되는 길은 곰 보다는 여우 짓.

    그 여자에겐 안 어울리는 어휘같지만 이것 또한 시작이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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